겉모습. 드라마 <하트스토퍼 3> ep 6

넷플릭스 시리즈 <하트스토퍼> / Netflix series <Heart Stopper> SE3

장르: 로맨스, 드라마, LGBTQ+

소개: 남학교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10대 소년. 둘 사이의 예기치 않은 우정이 풋풋한 사랑으로 바뀐다. 가슴 뭉클한 로맨틱 드라마.

관람등급: 15+

 

 

3-6. 겉모습

엘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그림이 화제가 되면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 닉에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말하는 찰리. 태라는 공항 발작 증세를 보인다.

 

 

"두 사람 관계에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니?"

"네. 싸운 날 이후로 그런 것 같아요.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완전 망가진 제 모습을 보고도 놀라 도망치지 않았잖아요. 근데 이거 꼭 부부 문제 상담 같네요."

"그건 10년쯤 후에 결혼 생활에 문제 생기면 하자. 네 상태가 좋아져서 닉과의 유대도 깊어진 걸 거야. 침투적 사고가 줄어들면 관계에 쏟을 에너지가 더 생기니까."

 

 

"나 요즘 생각도, 고민도 많이 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사실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어. 근데 한 가지는 알아. 네게 상처 주기 싫어. 나 밉지?"

"아니. 난 널 미워할 수 없을 거야. 네 덕에 나에 대해 아주 중요한 걸 깨달았거든."

"그게.. 나도 너랑 같은 마음이면 좋겠어."

"사실 우리 사귀면 끔찍할 거야."

"그래, 맞아. 난 우리가 친구인 게 좋아. 그럼 이제 왕창 취해볼까?"

 

난 저 마음을 안다. '난 널 미워할 수 없을 거야.' 그 마음의 이유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같은 이유이지 않을까.

 

 

"트랜스의 정체성 논쟁이 뜨거운 요즘인데 누군가는 이를 일컬어 페미니스트와 트랜스 운동가의 문화 전쟁이라고도 합니다. 지난주엔 페미니스트 게스트를 모셨는데 성별로 나눈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죠. 저는 모든 의견을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논쟁에 대한 엘의 생각을 듣고 싶네요."

"트랜스는 논쟁거리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지난주 게스트께서는 성별 중립 화장실의 존재로 인해 여성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증가할 거라고 하시던데 그 부분에 대한 엘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지난주 게스트분은 트랜스 혐오자인가 보네요."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지만 이 인터뷰는 엘의 작품에 대한 섭외였기에 시작은 교묘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법치주의에 의해 살아가는 세상에서 틀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틀이 너무 단단하지 않길 바래본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은 다양하고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틀 속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사실과 과정을 숨기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사실과 과정을 들여다봤을 때 나쁜 것은 명확히 보이니까.

그래도 사회의 문제로 그녀를 보지않고 그녀와 지낸 시간으로 그녀를 지지해주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힘들겠지만 괜찮아질 것이다.

 

 

"지금 닉 눈에 내가 얼마나 추악해 보일까. 너무 말랐고 흉터도 있으니까요."

"마르고 흉터 있다고 추악하진 않아."

"알아요, 제가 추악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닉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걸 알죠. 우린 서로 사랑하니까요. 근데 왜 그렇게 불안한지 모르겠어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해진다는 얘길 나눈 적 있지? 누군가와 친밀해진다는 건 어느 정도의 통제는 포기할 만큼 상대를 믿는다는 뜻이고 그건 두려운 일이야. 하지만 너희가 서로를 존중하고 믿는다면 그리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인다면 두려운 게 없어지지."

 

 

"자신감이 생기면 좋겠어요."

"찰리, 너 꽤 자신감 있는 사람이야. 닉한테 먼저 고백했잖니. 걔 마음도 확실히 모르면서"

"자신감이 안 느껴져요."

"이제부터 그걸 이겨내야 하는 거야. 닉과의 관계뿐 아니라 네 인생의 모든 상황에서. 하지만 네겐 이겨낼 힘이 있어. 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