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에서 본 영화 <소울메이트>
장르: 드라마
감독: 민용근
출연: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장혜진
소개: 1998년, 처음 만났다. 2004년, 첫사랑이 생겼다. 2010년, 각자 어른이 되어간다. 2014년, 흔적을 따라 간다. 지금, 그리움을 그린다.
관람등급: 12+
소울메이트(Soulmate): 영혼의 짝을 뜻하는 영어. 친구를 의미하기도 하고 연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삶에서 느끼는 모든 것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7년의 인생을 124분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거짓말을 현실처럼 보여주고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보여주며 헷갈리게 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 좀 마음에 든다. 서울로 떠나 하은이에게 자신의 생활과 다르게 이야기하지만 어떤 마음에서 그랬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나중에 알게 된다 하더라도 미소를 미워할 순 없을 것이다. 섭섭할 순 있어도. 아마 미소에게는 거짓이어도 연락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 아니었을까?
"그날을 생각하면 매미 소리가 제일 먼저 떠올라. 그날따라 매미 소리가 유난히 나른하게 들렸거든. 날도 더웠고 수업도 지루했고. 그렇게 졸리고 나른했던 날에 네가 왔어."
둘의 첫 만남.
"무슨 고양이 이름이 엄마야"
"다정하게 부를 수 있잖아."
"엄마야"
"마음도 그렸어?"
"응. 이상해?"
"아니."
'그때 처음 알았어. 마음도 그릴 수 있다는 거. 넌 가끔 엉뚱한 말로 날 감동시키더라. 너희 엄마가 다시 서울로 간다고 했을 때도 그랬어. 난 아무 말 못하고 슬퍼만 했는데 네가 그랬잖아. 나랑 헤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혼자라도 제주에 남겠다고. 우리가 그때를 같이 보낼 수 있었던 건 다 네가 해준 그 말 때문이었어.'
"일단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바이칼 호수부터 볼 거야. 그담에 프랑스 가서 그림도 배우고 전시회도 가고. 아, 또 스페인 가면은 모로코로 가는 배 탈 수 있거든. 그렇게 북아프리카도 쭉 한 바퀴 돌고. 같이 가자."
"나 비행기 못 타는 거 알잖아. 높은 데 무서워."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배 타고 가면 되니까 괜찮아. 여행도 하고 그림도 배우고. 너도 그림 그리면서 살고 싶다고 했잖아."
"내 팔자에 무슨 그림이냐. 아빤 내가 선생님 됐으면 좋겠대. 그게 아빠 로망이래."
"아빠 로망은 아빠가 이루시라고 하고 넌 나랑 가자. 응? 가자."
"아, 뭔가 무서워."
"뭐가 무서워? 내가 지켜줄 건데."
"누가 누굴 지켜. 훅 불면 날아갈 거 같구만."
"왜 날 그리고 싶은 건데?"
"그리다 보면 점점 알게 되니까."
"뭘?"
"마음."
"마음?"
"똑같이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보여.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 그런거. 그래서 최대한 똑같이 그려야 돼. 꾸미지 말고 최대한 똑같이. 사진 찍어도 돼?"
"어."
"나 너 좋아해. 누굴 좋아하면 용기 내야 된대. 나 용기 내서 말하는 거야, 지금."
'기억나? 네가 예전에 책에서 보고 해줬던 얘기. 태양이 안심하고 빛날 수 있는 건 그림자 때문이라고 했잖아. 비록 한 몸은 못 되지만 멀리서라도 떠나지 않는 그림자가 있어서 태양은 평생 외롭지 않게 빛날 수 있는 거라고. 그날 그 얘기가 문득 생각났어.'
'이기적이었고 모두에게 미안했지만 그게 내 최선이었어. 큰 파도가 휩쓸고 가니까 생각은 더 또렷해지더라. 제주를 떠나기로 했어.'
"실망했지."
"했지, 실망. 실망 안 하믄 그기 사람이가, 부처지."
"미안해. 엄마가 바라는 대로 못 살게 돼서.."
"내가 바라는 게 뭔데?"
"그냥..남들처럼 사는 거?"
"니..사람들 얼굴이 왜 다 다른지 아나? 각자 다 다르게 살라고. 그래가 전부 다르게 생긴 거다. 살아보이 정해진 길이란 게 없더라. 니 맘 가는 대로 살아라. 그기 진짜로 엄마가 바라는 거다."
"네 마음이 어땠는지 알고 있었어. 근데 네가 나한테서 멀어지려고 하는 게 그냥 싫고 무서워서 왜 미워하는지도 모르고 널 미워했어. 내가 미웠지?"
"응. 미웠어. 너도? 근데 나한테 왔네."
"보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이젠 네 얼굴을 그리고 싶어. 사랑 없인 그릴 수조차 없는 그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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